임동민 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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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콘서트 리뷰 나도 평론가

임동민 임동혁 듀오 리사이틀


2021년 3월 3일(수) 19:30~21:15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층 A블럭 4열 13번 / B석 36,000원(클럽발코니 10%)


프레데릭 쇼팽 / 녹턴 8번 D♭장조 op.27-2

프레데릭 쇼팽 / 발라드 1번 g단조 op.23

- 임동혁(Pf)

프레데릭 쇼팽 / 스케르초 1번 b단조 op.20

프레데릭 쇼팽 / 스케르초 3번 c#단조 op.39

- 임동민(Pf)

인터미션​

프란츠 슈베르트 / 네 손을 위한 환상곡 f단조 D.940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 op.17 중 로망스, 타란텔라

- 임동민(Pf), 임동혁(Pf)

(앵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K.448 3악장

- 임동민(Pf), 임동혁(Pf)


[사진=봄뫼] 포토월

임동민, 임동혁 두 형제는 라파우 블레하츠(Pf) 가 우승한 2005년 쇼팽콩쿨에서 2위 없는 공동 3위로 입상 한 직후, 한 무대에서 1부와 2부로 나눠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두 곡을 각기 연주한 이후 한 번도 같은 무대에서 연주를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나마 임동혁은 그동안 많은 무대에서 연주를 해 왔지만 임동민은 2008년 계명대에서 교편을 잡으면서부터 서서히 연주를 줄여 그동안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드물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가끔씩 서울 연주를 하고 있지만. 그런 동동 브라더스가 처음으로 한 무대에서 듀오로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지난 1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연주가 처음이었고 나도 그때 티켓을 예매했었으나 듣고 싶었던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이 원래 프로그램에 있었다가 빠지는 바람에 아마 이 곡을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연주하려나 보다 하고 취소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연주 곡목과 이날의 연주 곡목의 거의 같아서 나의 판단이 헛다리를 짚은 셈이 됐다.

예향에서 저녁을 먹고(이날이 3월 3일 삽겹살데이라고 반찬으로 삼겹살 구이가 쌈과 함께 나왔다.) 음악당으로 올라가 재빠르게 심포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객석으로 들어갔다. B석 가운데에는 그런대로 좋은 자리지만 3층 A블럭이라 오히려 롯데콘서트홀에서 잡은 자리보다 좌석 위치가 좋지 않았으나 더 많은 연주 곡목으로 위안을 얻기로 했다. 아래 사진에서는 피아노가 매우 여유있게 보이는 것처럼 되어 있으나 좌석 등받이에 기대고 앉으면 겨우 안전바에 가리지 않을 정도의 시야각이다.


[사진=봄뫼] 내 자리에서 본 무대


이날 프로그램은 전반부에서는 임동혁이 두 곡을, 그리고 임동민이 두 곡을 각각 연주하고 후반부에서만 동동 브라더스의 듀오 연주를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먼저 4살 아래 동생인 임동혁이 깔끔한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무대에 등장했다. 임동혁은 롯데에서는 슈만의 [어린이의 정경]을 연주했는으나 이날은 쇼팽의 [녹턴 8번]과 [발라드 1번]을 연주했다. 임동혁은 맑고 깨끗한 소리에 선명하면서도 깔끔한 터치로 두 곡을 연주해 주었다. 특히 [발라드 1번]은 전체적인 템포는 꽤 천천히 가져가면서 후반부에 폭발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임동혁의 연주가 끝나자 크루가 나와서 의자를 교체하는 것을 보고 임동민이 상당히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어서 무대에 등장한 임동민은 노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나와 시각적으로 강렬한 느낌을 주었으며 정장을 했으나 넥타이는 매지 않아 임동혁에 비해 다소 터프한 이미지를 주었는데, 이러한 차이는 음악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임동민은 롯데콘서트홀 공연에서는 쇼팽의 [스케르초 3번]을 연주했으나 이날은 [스케르초 1번]도 함께 연주해 주었는데 일단 임동혁에 비해 소리가 상당히 무거웠다. 타건이 좀 더 단단했한 느낌을 주었고 세부적인 묘사보다는 전체적인 구조에 중점을 두는 듯한 모습이었다. 반면에 임동혁에 비해 날렵함은 부족했고 표현의 디테일함도 조금 무딘 느낌을 주었다. 두 연주자의 음악을 한 자리에서 들어보니 두 연주자의 다른 점이 비교적 명료하게 드러나 보였다. 차분하게 연주한 임동민과 달리 임동민은 늘 그렇듯 소매에 신경이 쓰이는 듯, 손을 앞으로 뻗어 와이셔츠의 소매를 집어넣으려 하는 동작을 여러 번 시도했고, 손이 잘 풀리지 않았는지 허공에서 손가락을 자주 움직였다. 하지만 연주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순식간에 1부 연주가 끝났고 시계를 보니 40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연주시간이 짧아서 인터미션은 20분 정도로 주었는지 상대적으로 길었다. 2부의 첫곡은 한 대의 피아노에 두 명의 연주자가 함께 앉아 연주하는 연탄곡으로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이었다. 슈베르트는 모두 35곡의 연탄곡을 작곡했다고 하는데 대부분이 슈베르티아데에서 자신과 친분이 있는 아마추어들도 함께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든 쉬운 곡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프로 연주자들을 위한 대곡도 있는데 이 곡이 이런 범주에 들어가는 곡이라고 한다. 임동민이 저음 파트를, 임동혁이 고음 파트를 맡아 연주를 했다.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악장 구분 없이 모두 연결되어 연주됐는데 1악장부터 4악장까지 유사한 멜로디가 반복되어 통일적인 느낌을 주었다. 잘은 모르겠는데 왠지 두 사람의 특징이 잘 살아나지 않는 느낌이었다. 1부 연주에서 느꼈던 임동민의 무겁고 단단한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고, 임동혁의 맑고 선명한 소리도 역시 묻혀 버린 느낌이었다. 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소리가 상대방의 소리에 묻혀 개성적인 느낌이 살지 못한 듯했다.

​ [사진=봄뫼] 임동민(Pf)과 임동혁(Pf)

이날의 마지막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2번]으로 네 악장을 모두 연주한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3악장과 4악장을 연주했는데, 전체 연주시간이 채 두 시간이 되지 않음에도 곡의 일부만 연주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곡이라 이번에는 피아노를 한 대 가져다 놓고 연주했는데, 예상대로 새로 들어온 피아노에서는 임동혁이 연주를 했다. 라흐마니노프의 곡은 이 날 연주된 곡 가운데 가장 좋은 연주였다고 생각되어 일부만 연주된 게 더 아쉬웠다. 두 대의 피아노에서 연주를 해서 그런지 두 연주자의 특성이 그대로 살아났고, 객석에서도 두 연주자의 소리가 명확하게 분리되어 들렸다. 내 자리에서는 임동민의 연주 모습이 잘 보였는데, 임동민은 연주 도중 악보의 위치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여러 번 바꾸는 모습을 보였는데, 예민한 성격을 지닌 천재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은 콘서트홀 무대에 공기의 흐름이 강했는지 연주 도중에 수시로 악보가 넘어가 페이지 터너들이 애를 먹었다.

라흐마니노프의 곡을 들으니 [교향적 무곡]이 연주되지 않은 아쉬움이 더 커졌다. 이 곡이 연주되었더라면 더 많은 감동을 주엇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형제는 연주 스타일만큼이나 관객들에게 인사하는 스타일도 제각각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한 방역 원칙을 준수하느라 그랬는지 연주가 끝나고 형제가 같이 손을 잡고 다정하게 인사하는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고 일정한 거리를 띄고 서서 인사를 했다.


[사진=봄뫼] 앵콜 연주를 마친 동동 브라더스

두 연주자는 앵콜로 모차르트의 곡의 한 악장을 연주해 주었다. 피아노 듀오 연주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곡이었는데, 맑고 투명한 소리가 듣기에 좋았다. 라흐마니노프가 정찬이었다면 앵몰로 연주한 모차르트는 맛있는 디저트 같은 음악이었다. 그 이후로도 객석에서는 계속 박수가 이어졌으나 앵콜 연주 뒤 한 번인가의 커튼콜을 한 뒤로는 바로 객석에 불이 켜졌다.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일전에 중앙일보와 가진 임동혁의 인터뷰에 의하면 형제가 이처럼 함게 연주하는 일은 앞으로 아마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래서 더욱 아쉬운 연주였다.

글 봄뫼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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