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한국 소극장 오페라축제- Viva la Mamma! 엄마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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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공연 리뷰 - 제19회 한국 소극장 오페라축제

Viva la Mamma! 엄마만세

제19회 한국소극장 오페라 축제에는 흥미로운 네 개의 작품들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한 달의 기간 동안 돌아가면서 매일 다른 작품으로 공연 되어지고 있다. 마치 유럽극장의 공연 스케줄처럼 관객들은 보고 싶은 공연을 골라 찾아볼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시스템이다. 그중 주말을 맞아 [Viva la Mamma! 엄마만세]라는 작품을 가보았다.
분위기를 앞도하는 오페라극장과 달리 자유소극장은 혜화동 어딘가인 듯 한 친근한 분위기이다. 일찍이 도착한 객석에서 본 무대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검은바닥 검은벽에 둘러싸여 앉아 오페라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몇 안되는 단촐한 오케스트라가 등장하고 좁아보이는 틈으로 지휘자가 인사를 한다. 활기찬 서곡이 끝나고 시끌벅적 가수들이 등장하는데 왠지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프리마돈나역을 맡은 소프라노 김성혜가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로 현란한 콜로라투라 아리아로 객석을 압도시킨다. 콧대 높은 프리마돈나의 캐릭터가 노래와 연기를 통해 온몸으로 표현되는게 웃음을 자아낸다. 그 가운데 카운트테너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김순희의 지휘자에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메소드연기가 갈등을 자아내면서 분위기는 고조된다. 서로가 자기의 분량을 늘려달라며 마에스트로와 극작가를 몸살 나게 괴롭히는데 그런 아비규환속에 등장한 제작자인 베이스바리톤 김준빈의 코믹한 걸음걸이와 허둥대는 연기가 일품이다.


엄마만세! 출연진과 스텝들

대본작가 바리톤황규태는 노래도 물론 훌륭하지만 대사전달이 왠만한 성우같이 톤과 음색이 인상적이었다. 독일인테너로 분한 테너 정제윤의 엉뚱한 표정과 디테일한 독일어같은 한국어...콩클리쉬라고 하지말고 코이취(Koreanisch + Deutsch)라고 해야할것같은 아리아가 너무 재미있었다. 드디어 웅장한 발소리와 함께 너무나 이쁘게 핑크핑크로 둘러싸인 오늘의 엄마 바리톤 장성일이 등장하였는데 어찌나 그 자태와 말투가 고운지 평소 바리톤 장성일을 모르는 사람은 그냥 정말 덩치 좋은 아주머니 한 분 나오신 줄 착각할 정도였다.
오페라단에서 단역을 맡아 할 정도의 실력을 같은 딸 루이자를 위해 온몸으로 오페라제작자들과 가수들 그리고 프리마돈나의 매니저겸 남편하고까지 싸움을 벌인다.
강아지 인형을 던지며 물어~! 이 막돼먹은 여편네...등...찰떡같은 대사가 이것이 정말 그 시대 Donizetti가 쓴 곡이 맞나 싶을정도로 한국말로의 번안이 훌륭했다. 곡 중간에서도 “저질...저질렀어”라는 부분은 음악의 흐름에 따라 중간에 긴장을 고조시키기도 하였다. 아마도 다년간 오페라대본을 번역해 출판해 온 연출가 최지형의 탄탄한 번안이 그 배경이 아닌가 싶다.

또한 중간중간 우리에게 익숙한 다른 작곡가의 오페라의 유명한 아리아와 듀엣이 삽입되어 불려졌는데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에 나오는 “che faro senza Euridice”를 메조소프라노 김순희가 순간 몰입하여 정말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의 오페라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프리마돈나 소프라노 김성혜와 루이자역의 소프라노박미화의 모차르트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Sull’aria”를 아름답게 불렀다. 상황은 다른오페라의 아리아를 슬쩍 끼워넣는 다는 코믹한 설정이었음에도 완성도 높은 음악이 전체 오페라의 퀄리티를 높여주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장서문연출가가 진두지휘했는데 최소의 무대장치로 최대의 효과를 잘 냈던 것 같고 가수들 한 명 한 명의 실력과 팀웍이 환상적으로 이루어져 오늘 이 무대가 빛이 날 수 있었던 것 같다.


필자의 요청에 코믹한 포즈를 취하는 출연진들

지난 1년간 그야말로 공연계에 찬바람이 불었던 시간들의 보상인 듯 오늘 이 공연은 객석을 즐거움과 기쁨으로 가득 채웠다.
그랜드 오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객석과의 즉각적인 반응들이 가수들에게도 큰 에너지로 돌아갔을 것이다. 한달의 시간동안 만날 수 있는 소극장오페라축제가 자리띄어 앉기로 더욱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없다는게 너무 아쉬울 뿐이다. 이렇게 공감하고 유쾌한 오페라는 장기공연을 해도 스터디셀러가 가능할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공연까지 매진 행렬인 오페라 엄마만세~! 한국오페라만세! 대한민국만세!이다!


제작자역에 베이스 바리톤 김준빈과 함께 공연 후


글 Gloria Kim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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