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썸남 박경준의 오페라 산책, 돈 조반니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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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썸남 박경준의 오페라 산책

돈 조반니 III

기본 자료의 소재 자필 악보, 파리 국립 도서관 소장.
출판 초판,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 1801년(단 독일어 텍스트에 의함).
연주시간 제 1막 약 1시간 30분, 제2막 약 1시간 20분, 합계 약 2시간 50분.
악기 편성 플루트 2, 오보 2, 클라리넷 2, 파곳 2, 혼 2, 트럼펫 2, 트롬본 3, 팀파니, 현합주 그 밖에 무대 위에 목관 및 현.


이 오페라의 소재는 유명한 돈 쥐앙 이야기(이탈리아 이름 돈 조반니)은 스페인에 14세기 이전부터 있었던 전설적인 인물(Don Juan Tenorio라는 사람이 실제 있었다고도 한다)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17세기에 동 쥐앙(돈 후안)의 소재로 공연되었
다. 특히 이 시기에 프랑스에서는 비극이 대세였는데 몰리에르(Molière, 본명 Jran-Baptiste Poquelin, 프랑스, 1622-73)는 1665년 [동 쥐앙 혹은 석상의 만찬]이라는 제목으로 비극이 아닌 희극 작가로 명성을 날렸다. 그 후 다양한 장르로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서 1713년에 ‘석상의 만찬’이라는 제목의 희극이 처음으로 오페라 형태로 만들어졌다. 1761년에는 크리스토프 글루크(Christoph Gluck)가 만든 발레 [돈 후안]이 비엔나에서 공연되었고, 1787년 대본작가 조반니 베르타티(Giovanni Bertati)의 대본에 주세페 가차니가(Giuseppe Gazzaniga)가 작곡 한 오페라 [돈 죠반니 테노리오 혹은 석상]이 베네치아에서 막을 올렸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는 이 오페라의 토대로 작곡된 것이다.

결국 다폰테가 만든 대목은 그의 독특한 재치 있는 경쾌한 어법(語法)으로 이들 과거의 작품을 흥미 있게 개작한 것이다. 돈 쥐앙의 성격은 종래 많은 해석이 있어서, 이것은 인간의 한 전형으로서 상당히 심각한 뜻을 부여하고 있지만 이 다 폰테의 작품에 있어서는 이 주인공의 그러한 심각한 뜻을 암시해 보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당시의 시대정신을 예리하게 반영하고 있다. 그의 시대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과도기였다. 오페라의 경우 바로크적 성격이 강한 오페라 세리아에서 리얼한 근대적 성격의 오페라 부파로 변화하는 시대였다. 그래서 빈에서는 이탈리아 오페라 일변도의 경향에 대한 반발로 독일 가극이 진출하는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었다.

[피가로의 결혼]이 대성공을 거두어 전무후무한 열광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프라하에서 그 성황된 모습을 보러 오라는 초대장이 프라하 극장 지배인 본디니(Pasqule Bondini), 두섹 부처로부터 빈에 있는 모짜르트에게로 전달되었다.
1787년초에 모차르트는 [피가로의 결혼]을 보기 위해서 비에나에서 프라하로 건너갔다.
비엔나에서와는 반대로 프라하에서는 대 성공이었다. 성공에 힘입어 다음 시즌에 프라하에서 공연할 새로운 오페라 작곡 의뢰를 받은 모차르트는 [피가로의 결혼]의 대본에 만족하고 있었으므로 로렌초 다 폰테에게 신작 오페라의 대본을 의뢰하여 [석상의 만찬]의 이야기를 소
재로 4월초에 대본이 모짜르트의 손에 넘겨졌다.

작곡은 그 해 여름까지 태반이 끝나고 9월 초에는 미완성의 초고를 들고 모짜르트는 두번째로 프라하로 여행했다. 프라하에 도착한 모차르트는 두섹 부처로부터 교외의 훌륭한 별장 빌라 베르트람카(Villa Bertramka)를 제공 받아 좋은 환경 속에서 이 신작을 완성하였다. 서곡만은 최종 연습이 진행되고 있던 10월 28일 하룻밤 사이에 완성하였는데, 그다음 날이 바로 공연 첫날이었다. 요즘도 유명드라마의 당일 쪽 대본이 많은 문제가 되곤 하는데 이 시대에도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니...


이렇게 완성된 [돈 조오반니]는 29일에 초연을 하게 되었다. 원래의 계획은 작센 황자(皇子)의 신혼 축하 공연으로 10월 14일에 초연하려 했으나 가수의 형편과 연습 부족 등으로 이행되지 못하여, 그 대신 [피가로의 결혼]을 공연하였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는]는 1787년 10월 29일, 프라하 극장(현재의 틸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프라하에서 대성공을 거두게 되고 요제프 황제의 칙령으로 이 오페라는 그 다음해 1788년 5월 7일부터 비엔나 공연을 하게 된다. [피가로의 결혼]을 통해 이 작곡자에게 심취하고 있었던 프라하의 청중은 이 신작에 대해서도 처음부터 큰 기대를 가져 손수 지휘를 하는 모짜르트가 관현악에 나타날 때는 요란한 박수로 그를 맞이했다. 모짜르트는 곡에 대해서도 또 가수들에게도 상당한 불안을 가지고 있었다. 더욱이 전작 [피가로의 결혼]이 대성공이었기 때문에 그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모든 일은 잘 진행되어 결과는 지금까지 프라하에서 상연된 오페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오페라라고까지 찬양 되었다.그러나 프라하에서의 대성공과 달리 비엔나 공연을 위해 모차르트는 3곡의 새로운 아리아까지 만들었음에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15회의 공연만을 한 채 실패로 막을 내린다.


돈 조반니 역 바리톤 박경준, 기사장 역 베이스 박종선

또 바이마르에서의 초연(1792년)을 들은 괴테는 실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작품은 둘도 없는 뛰어난 작품이며 모짜르트가 죽은 뒤에는 이런 오페라는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와 원작이 되는 [동 쥐앙 혹은 석상의 만찬]과는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다르고 특히 그 숫자는 몰리에르의 극이 약 20명 정도로 훨씬 많았다.
한편 두 작품의 눈에 띄는 차이점은 모차르트의 오페라에서는 돈 조반니가 미혼인 상태로
바람둥이 생활을 하는 것에 비해 몰리에르의 작품에서는 동 쥐앙과 엘비라는 결혼을 한 상태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됐던 것이 동 쥐앙이 수녀원에 있던 엘비라를 납치해서 결혼을 한 일이다. 하지만 이 결혼 역시도 오래가지 못했다.


프라하 Estates 극장

원작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은 몰리에르 극에서 등장하는 상인 디망슈(Dimanche)라는 인물이다. 극의 비중이 있는 인물이 아닌 이 돈이 많은 상인은 어느 날 돈 쥐앙을 찾아와서 빌려간 돈을 갚으라고 찾아온다. 돈 쥐앙의 입담과 재치로 잘 넘어가나 당시 베르사유에 있던 귀족들 중에는 상인들에게 돈을 빌릴 정도로 가난하나 귀족이라는 허울 속에 갇혀 살던 귀족들을 비판하는 다른 방법이었다.

[동 쥐앙 혹은 석상의 만찬]의 등장인물
동 쥐앙 (돈 죠반니):  동 루이의 아들
스가나렐 (레포렐로): 동 쥐앙의 하인
엘비르 (돈나 엘비라):  동 쥐앙의 아내
샤를로트 (체를리나):피에로의 정혼자이자 마튀린과 함께 동 쥐앙의 마수에 걸린 시골 처녀들
피에로: (마제토) 농부, 샤를로트의 정혼자
기사의 석상: (기사장)
귀스망: 엘비르(엘비라)의 시종
디망쉬 씨: 상인 (돈 빌려주는 상인)
동 카를로스, 동 알롱스:  엘비르의 오빠들 (엘비라의 오빠들)
동 루이:  동 쥐앙의 아버지(돈 죠반니의 아버지)
프랑시스크:  거지
라 비올레트, 라고탱:  동 쥐앙의 시종들
라 라메:  검객
동 쥐앙의 시종들, 동 카를로스와 동 알롱스의 시종들, 유령
동 쥐앙은 결혼한 후 신혼 생활도 채 끝나기 전에 머리 회전이 빠른 하인 스가나렐을 데리고 가출한다. 이유는 새로운 여자의 꽁무니를 따라다니기 위해서이다. 길을 가다가 처음 만나는 샤를로트라는 아가씨에게도 주저하지 않고 유혹한다.

“무척 성급한 사랑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아가씨가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지요. 다른 다른 여자라면 여섯 달이 걸릴 것을, 당신을 보니 15분 만에 사랑에 빠지게 되네요.”.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몰리에르 저/신은영 역 192~196쪽

- La ci darem la Mano ‘저곳으로 갑시다’ 이중창- Mojca Erdmann, Mariusz Kwiecien

이 대목이 오페라 [돈 죠반니]에 나오는 그 유명한 돈 조반니와 체를리나의 2중창인
La ci darem la Mano ‘저곳으로 갑시다’ 이다

돈 조반니: 우리의 보금자리인 저 곳으로 갑시다. 멀지도 않은 저기로 갑시다.
체를리나: 갈까? 가지말까? 마음이 떨리네 가고는 싶지만 마음이 안 놓이네.
돈 조반니: 염려말고 갑시다
체를리나: 마제토가 가여워!
돈 조반니와 체를리나: 어서갑시다. 순결한 사랑의 모험을 합시다.


자신의 신념이외엔 아무것도 믿지 않는 동 쥐앙은 자신의 믿는 유일한 것을
“내가 믿는 것은 2 더하기 2는 4에, 4 더하기 4는 8이라는 거야” 라고 말한다.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몰리에르 저/ 신은영 역 209쪽

또한 동 쥐앙은 말재주가 없으면 여자를 설득할 수도 없고, 빚쟁이를 쫓아버릴 수도 없다.
특히, 돈을 위하여 자기 아버지도 속인다. 그의 독백을 통해 알수있다.

“동 쥐앙: 요즘 세상에 위선은 전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야. 위선은 유행하는 악덕이다. 어떤 악덕이라 해도 유행하기만 하면 미덕으로 간주되지. 선한 사람인 척 연기하는 것은 오늘날 가능한 최고의 배역이야. (중략) 인간의 악덕은 비난받기 마련이고 누구나 소리 높여 공격할 수 있어. 하지만 위선은 특별 대우를 받는 악덕이야. 그것 자체로 세상 사람들의 입을 막아 버리고 면책권을 누리게 되거든. (중략) 그들의 간계를 알아차리고 정체를 알아본다 해도 아무 소용없어. 그렇다 해도 그자들은 이미 세상 사람들의 신망을 얻고 있으니까.”
[동 쥐앙 혹은 석상의 잔치] 몰리에르 저/ 신은영 역 242쪽


돈 조반니 역 바리톤 박경준 엘비라 역 소프라노 이지현

몰리에르는 '프랑스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릴 정도로 17세기를 대표하는 유명한 극작가이다.
돈 주앙이라는 작품은 신성모독이라는 이유로 200년 동안 공연금지를 당했다고 한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타르튀프 혹은 위선자]도 성직자의 위선을 폭로하여 성직자의 반격으로 상연 금지 처분을 받았다.

모차르트는 더욱 나아가 그를 삶을 자유분방하게 즐기는 인간, 즉 성적 욕망을 어떤 제약이나 억제, 또는 죄악감 없이 즐기는 인간으로 그렸다. 그러나 마지막에 지옥에 떨어진 점에는 변함이 없고, 따라서 결코 영웅시하거나 이상화한 것은 아니었다. 도리어 모차르트는 당시 귀족이 그러한 방탕을 일삼을 수 있도록 한 특권적 계급사회 구조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다. 그 점에서 모차르트는 몰리에르보다 더욱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돈 조반니의 이야기는 모차르트의 작품이 탄생하기 전 10년 동안 이미 7편의 오페라가 나왔을 정도로 당시에는 대중적인 소재였다. 따라서 이를 작곡하는 데에는 ‘피가로의 결혼’에서 나타난 정치적 위험은 없었다. 그러나 그 원제 ‘처벌된 방탕자’에서도 알 수 있듯 ‘돈 조반니’는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다.

모차르트 생존 당시에도 돈 조반니 같은 인간상은 실존했다. 그 대표적 예가 영화로도 소개된 사드(1740~1814)다. 사회적 인습이 아닌 자연의 본능에 따른다는 것은 루소를 비롯한 여러 계몽사상가에 의해 널리 알려진 새로운 삶의 방식이었다. 그러한 ‘자연권’의 행사는 현존 사회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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