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으로 여는 첫 신년음악회 2022 굿모닝 가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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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의 현장리뷰

가곡으로 여는 첫 신년음악회 2022 굿모닝 가곡


2022.1.7.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기나긴 코로나19의 터널을 여전히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2022년 임인년이 밝고 새로운 시작의 기운이 가득한 2022년에 맞는 첫 금요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가곡으로 여는 첫 신년음악회 2022 굿모닝 가곡이 오후3시 저녁7시30 이렇게 두 번에 걸친 공연이 있었다. 사실 굿모닝 가곡 연주는 작년에 기획되어 첫 공연 당시 폭발적인 반응으로 12월에 앵콜공연으로 네이버tv에서 중계에 이어 신년음악회로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공연계의 암울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뜨거워지는 관객들의 요구는 무엇일까 궁핍에서 오는 풍성한 공연의 갈증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3시 공연에 미리 도착하여 2022년의 첫 콘서트 나들이를 기념하고자 하였다. 주차장에 들어서는 긴 차들의 줄을 정말 오랜만에 경험하는 듯 하였다. 로비에 들어서자 나이지긋하신 분들이 한껏 멋을 내시고 삼삼 오오 모여서 반갑게 담소를 나누고 계셨고 활기찬 매표소의 손길들이 분주하였다. 갑작스런 인파가 지난 2년간 철저한 거리두기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반가웠을 것 같다. 백신패스로 인해 철저한 백신인증도 하고 마스크의 철저한 착용이 서로를 위해 잘 지켜지고 있는 듯 하였다.
너무 일찍 입장한 객석과 무대는 잘 단장하고 손님을 기다리는 새색시마냥 화사해 보였다. 반갑게 인사하면서 자리를 잡는 이들에게서 오랜시간 외로움에서 벗어난 안도감도 느껴지는 듯하였다. 밀레니엄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웅장한 소리로 늘 감동을 주는 이마에스트리 단원들이 마스크를 한 채 입장하여 자리하였다.

꽉찬 무대가 오늘 연주의 스케일을 미리 예고하는 듯 하다. 양재무지휘자가 입장하여 바로 지휘봉을 휘둘렀고 우리는 숨고를 틈없이 음악에 휩쓸려 빠져들고 말았다. 변사로 등장한 김명곤씨가 객석을 들었다 놨다 한다. 우리나라 가곡의 100년사는 우리나라 암울했던 근현대사와 그 삶을 함께 하였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우리가곡은 함께 울었고 국민이 뿔뿔이 흩어져 그리움에 울부짖을 때 가곡은 그리움을 한껏 짙어지게 하여 오히려 위로하여주었다.


오보에 솔로로 울려퍼지면서 시작한 봉선화는 특히나 구슬프게 들렸다. 첫 무대는 소프라노 김순영의 무대였다. 과하지 않은 표현에 담담히 읊어나가는 그녀의 소리는 한국인의 한서린 호흡의 뭍어 나와 관객들에게 공감을 자아내었다. 이 마에스트리의 독립군가 메들리는 만주벌판에서 달리며 독립운동하던 이들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듯하였으며 시종일관 배경에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화면이 더욱 몰입감을 높여주었다.
유럽무대에서 활약중인 테너 김채형의 무대는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1930년대 해외로 뿔뿔히 흩어질 수밖에 없던 우리 민족의 그리움을 주제로 한 노래들이 그의 목소리를 통하여 한올 한올 그 사무치는 감정을 오롯이 표현해주었다. 기량이 탁월하기도 하거니와 가사를 대하는 모습에서 노래의 뜻을 하나하나 살리기 위한 노력이 전달되었던 것같다.


오늘 프로그램 음악들중 한참 활발히 활동하는 작곡가들의 편곡이 있어 더욱 풍성한 음악을 들려주었던 것 같은데 특별히 가고파의 후주에 “나의 살던 고향”이 울려지는데 마치 슈만의 헌정(Widmung)의 후주에 나오는 아베마리아 같이 다른 곡에서 따온 멜로디에서 오는 시너지가 느껴지면서 그리움의 폭을 더 증폭시켰다. 편곡을 한 작곡가 나실인의 센스와 친근한 음악이 인상적이었다.
광복과 한국가곡의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무대는 소프라노 박미자의 무대였다. 고운 한복으로 차려입은 모습이 연주의 분위기를 한층 고취시켰다. 독일에서 활동을 더많이 한 윤이상의 곡 [고풍의상]이 까다로운 리듬과 프레이징이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이 난이해 보였는지만 양재무지휘자의 배려와 센스가 성악가의 음악과 잘 어우러졌으며 관객들의 반응도 가장 뜨거웠다.


6.25.전쟁에서도 우리 가곡은 쉬지 않고 새롭게 작곡이 됐지만, 사상적인 이유로 금지당해 자주 불리질 않아 오늘 처음 듣는 가곡도 있었다.
바리톤 안대현과 테너 이규철이 담담하지만 비장하게 불러준 부용산과 떠나가는 배가 6.25전쟁중에 탄생한 노래인 것을 처음 알았고 특별히 부용산은 한맻힌 무엇인가 느낌이 사무친 곡이었는데 그동안 불리지 못했다는 것이 새삼 안타까웠던 곡이었다.

바리톤 고성현은 역시나 스타같은 모습으로 올라와 관객의 호응을 따로 유도하였으나 오늘 이 음악회의 컨셉과는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오케스트라의 칼 같은 흐름은 오늘의 주인공은 우리가곡의 역사와 의미인 것을 한번 일깨워주었다. 그러나 금새 그 흐름을 맞춘 바리톤 고성현은 노래에 깊이 집중하였고 그 원숙함이 좌중을 압도하였다. 음악회의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와 더욱 친근한 곡들의 퍼레이드였다. 김재형은 시원시원하게 “내 맘의 강물”을 불러 객석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고 오랜만에 실황으로 듣는 “향수”는 테너 김재형과 바리톤 고성현의 멋진 하모니가 아름다웠다. 얼마 전에 이 곡을 테너 박인수와 불렀던 가수 이동원씨가 사망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또 한명의 명곡을 탄생시킨 사람을 보냈구나 하고 안타까웠었다. 명곡은 명곡으로 오늘 이렇게 우리가 듣고 부르듯이 이곡도 언제까지나 불리워질 것이다. 소프라노 박미자가 이마에스트리와 함께 부른 “강 건너 봄이 오듯”은 합창과 어우러져 그런지 훨씬 화려하고 풍성한 느낌이 이 곡의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주었는데 이 곡의 편곡도 작곡가 나실인이 하였다. 이상하게도 작곡가 나실인의 곡들이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와의 곡들로 편곡되어 눈에 띄는 것 같다.

[2022년 신년,희망의 대한민국을 노래하다] 마지막 스테이지는 가곡의 흐름에도 새시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세 곡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아름다운 나라” “내 나라 내 겨레”로 이루어졌다. 희망을 노래하고 세상 속에 상처받고 지친 현대인을 위로하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움과 긍지를 심어주는 주제는 언제나 노래의 중심에 있는 듯하다.
매년 새해가 밝으면 전 세계에 중계가 되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가 티비와 요즘은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전 세계인이 즐겨 신년에 대표하는 음악회로 자리매김 하였다. 하지만 오늘 [가곡으로 여는 첫 신년음악회 2022 굿모닝 가곡]이 우리의 대표하는 신년음악회로써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악회로 성장하고 자리잡을 수 있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몸엔 우리 것이 최고인 듯 우리에게 우리 가곡으로 신년을 맞은 2022년은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가 가득한 한 해가 되갈 기도하며 이날 감동을 다시 되뇌어 본다.

글 Gloria Kim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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