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윤현정 리사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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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준의 현장리뷰

소프라노 윤현정 리사이틀


2022.2.20.일 영산아트홀


코로나 확진자 십만을 눈앞에 두고 아무리 익숙해져 버린 코로나19의 생활 속에서도 외출하기가 꺼려지는 2022년의 2월 음력으로는 구정이 지난 지 얼마 안 되는 2022년의 시작을 소프라노 윤현정의 독창회와 함께 하게 되었다.
국립오페라단을 비롯하여 서울시오페라단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소프라노 윤현정의 콘서트 무대는 또 어떠할까 기대가 되는 관객은 필자뿐만은 아닌 것 같다. 일찍부터 로비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하우스 오픈과 동시에 자리를 잡아 그녀의 등장을 기다렸다.
처음으로 핀 조명을 받고 등장한 사람은 소프라노 윤현정의 동문이며 이날 해설을 맡은 소프라노 박이연이었다.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친근하면서 또박또박 인사와 해설을 맡게 된 이야기등을 얘기한 그녀의 첫인상은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연주에 몰입할 수 있도록 안내하였다.


1부순서는 Clara Schumann의 “Sechs Lieder”Op.13 이다. 낭만의 정점에 서있는 대표적인 가곡작곡가인 로베르트 슈만의 부인인 클라라 슈만의 곡들은 보통 관객들에게는 낯설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많은 연주에서 부분적으로 연주되곤 한다. 특별히 Op.13번의 여섯곡들을 전체로 다 들을 수 있다는게 학구적인 독창회를 보는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소매가 넓고 반짝 거리는 크림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소프라노 윤현정은 역시나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담담하고 서정적으로 곡을 이끌어 나갔다. 무엇보다 그녀의 정돈된 독일어 딕션은 담백한 클라라슈만의 곡에 잘 어울리도록 일치감을 주었다.
이어지는 Alban Berg의 “Sieben Frühe Lieder”는 현대로 넘어오는 독일가곡의 사족에서 친절하게 무조음악과 조성음악의 경계를 넘나들게 하는 곡인 만큼 확실히 좀더 풍성한 느낌을 주고 있다. 훨씬 느린 템포로 곡을 진행하는 성악가들도 있지만 소프라노 윤현정은 자기에게 맞는 템포로 음악을 몰입도 있게 끌고 나갔다.
2부에 들어서 보랏빛이 감도는 풍성한 드레스의 그녀는 기타와 함께하는 무대를 꾸몄다. 박이연의 해설에 따르면 기타와 함께하는 이 음악을 듣다보면 남미 어딘가의 바닷가에 누워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들어서인가 순간 답답하게 2년간 해외여행은 꿈도 꾸지 못한 관객들에게는 선물같은 스테이지였다. 가사없이 아~로만 이루어진 도입부는 이국적이면서 넓은 음역을 넘나드는 그녀의 옥구슬과 같은 매끄러운 음성에 잔뜩 매료당하였다.


기타와 함께 분위기를 맞춰 높은 의자에 앉아서 케주얼하게 부르는 모습이 신선해 보이면서 한번 독창회에서 시도할만한 좋은 그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어지는 스테이지는 F.Poulenc의 “Airs chantés”의 네곡 과 “Deux poèmes de Louis Aragon”의 두곡이다. 프랑스 가곡을 들으면서 한번 더 확인한 것은 그녀의 언어적 감각이 정말 세련되고 전달력이 좋다는 사실이다. 그저 타고난 능력이라고 하기엔 그녀가 들인 시간과 노력이 그대로 무대에서 보여지는 것이겠다.
마지막 R.Quilter의 “Three Schakespeare Songs”의 세곡까지 시종일관 흔들림없는 그녀의 집중력과 안정된 발성과 호흡에서 그녀의 무대에서 더욱 단단하게 쌓아올린 실력이 이날 독창회에서 큰 만족감으로 관객에게 선물과 같이 안겨주었다.
앵콜로 다시 기타와 함께한 무대는 큰 욕심없이 그녀의 진솔한 믿음의 고백을 우리에게 들려주며 마무리되었다. 실험적이며 공을 들인 이날 독창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함이 가득한 연주였으며 이 꼼꼼한 준비가 소프라노 윤현정의 음악과 관객을 대하는 책임감 있고 성실한 성품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며 앞으로의 그녀의 활동에도 기대와 응원을 해본다.

2022.2.
글 발행인 박경준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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