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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21.월 삼익아트홀
아트컴퍼니본과 아이엠뮤직은 지난해 삼익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행복하소~]를 기획하여 유투브 생중계로 큰 호응을 받았는데 올해는 [클래식등교길]이라는 타이틀로 3월21일 삼익아트홀에서 유투브 생중계를 하였다.
아트컴퍼니 본의 박경준대표는 인사말에서 특별히 이번 음악회는 교과서에 수록된 아름다운 곡들을 통하여 학생들에게는 정서적인 안정과 위로르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동심을 선물할 수 있는 기회가 될것이라고 하면서 이시대에 보내는 따스한 마음의 결정체라고 이 음악회의 의미를 전달하였다.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로 날로 확진자가 늘어 학교에 가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아진 우리 아이들 그리고 해외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피 흘리며 쓰러지는 무고한 아이들을 보고 또 도와줄 수 없는 무력함에 지친 우리 어른들을 위해 위로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으로 이날 연주를 특별히 현장에서 감상하였다.
이날 프로그램은 현재 중.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린 성악곡들중에서 선정하여 구성하였다고 한다. 필자가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의 곡들이 아직도 교과서에 실리는 것이 반갑기도 하였고 훨씬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풍성한 교과서가 우리 아이들이 누릴 수 있음에 교육의 현장에서 수고하시는 선생님들의 노고가 감사하기도 하다.
유투브 생중계임으로 삼익아트홀은 카메라와 마이크 장비들로 준비가 바빴으며 음악가들의 연주준비는 방송시간이 아까와 옴에 따라 더욱 긴장감이 고조되어 보였다. 현장연주에서는 관객들 입장을 고려하고 분위기를 정돈하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도 하지만 방송에서는 약속한 5시반 정각에 바로 시작하였다. 마치 뉴스 생방송을 시작하는 긴장감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괜히 같이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첫 무대로 소프라노 정시영의 목소리로 [새야 새야 파랑새야]가 시작되자 실시간 댓글에서 벌써 반응이 뜨겁다. 역시 이 시간을 기다렸던 구독자들이 있는 모양이다. 청아하고 단정된 정시영의 [새야 새야 파랑새야]에 이어 베이스 박종선의 [청산에 살리라]는 특별히 곡 선택이 탁월했었는 듯 이 곡을 애정하시는 분들의 반응이 뜨거웠고 현장에서 듣기에도 무척이나 깊은 울림을 주었다. 메조소프라노 유신애의 [그대 있음에]는 옛 사랑을 절로 생각나게 하는 애잔함이 탁월하게 표현이 되었으며 뮤지컬 [영웅]에 나오는 곡을 부르는 테너 최영준은 비장한 표정과 목소리로 압도하였다.
소프라노 이소연은 밝고 명랑한 소리로 [꽃구름 속에]를 열창하여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연주의 집중력을 올리며 뒤를 이은 테너 김중일의 [보리밭]은 언제 들어도 좋은 우리 가곡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열정적인 무대였다. 온갖 새들을 부르는 가사가 재미있고 우리나라 전통 리듬이 살아 흥겨운 소프라노 김은미의 [새타령]은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목소리가 좋다고 실시간 댓글의 반응이 좋았다. 바리톤 박경준의 [비목]은 다이나믹한 음악적 표현이 마치 노래를 들으면서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환상에 빠져들게 하는 감동적인 무대였다.
별도의 인터미션은 없이 2부가 시작되었고 2부는 우리에게 친숙한 오페라와 외국곡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곡들 또한 교과서에 실린 곡들인데 아마도 교과서에는 이해도를 높이고 페이지의 협소함 때문에 간단한 멜로디와 번역된 한국말 가사로 올라있는 것 같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제목들은 교과서에 실린대로 구성되어 있기때문에 이번 기회에 학생들은 교과서에 실린 곡의 원곡을 들을 수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에디트 피아프의 곡으로 유명한 [사랑의 찬가]는 한국말 가사로 메조 소프라노 유신애가 불렀는데 원래 가사의 내용은 무척 우울한데 비해 우리말 가사는 상당히 희망적인 내용으로 바뀌어 많이 불린다고 한다.
우리 것으로 잘 소화해 낸다면 그것 또한 의미있는 작업이 아닐까 생각하게 하는 명곡이었다. 베이스 박종선의 [메기의 추억]은 우리의 기억속에 정말 추억속의 노래인데 이렇게 듣게 되니 새삼 반갑고 이렇게 좋은 곡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무대였다. 단순한 멜로디에서 오는 아득한 추억이 짙어지는 저녁시간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소프라노 정시영의 [봄의 왈츠]가 압권이었다. 빈필의 신년음악회에 들을 수 있는 봄의 왈츠에 가사가 붙어 소프라노의 음성이 더해지니 새로운 세계로 빨려들게 하는 매력이 넘쳐났다.
유명한 테너의 아리아 [여자의 마음]은 빼놓을 수 없는 테너들의 최고의 아리아일 것이다. 이 곡을 작곡한 베르디는 공전의 히트작을 첫공 전날까지 오픈을 하지 않았었다고 하니 이 멜로디의 중독성은 아마 이날 연주를 들은 청중의 귓가에 계속 맴돌아 확인되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나와 유명해진 헨델의 곡 [나를 울게 하소서]는 우리에겐 영화‘파리넬리’에서 거세가수 카스트라토가 화려한 무대를 배경으로 열창한 그림으로 뇌리에 박혀있다. 소프라노 이소연은 그 그림을 배경으로 소프라노의 화려하지만 깊이 있는 소리로 화려함속에 가려진 깊음 슬픔을 잘 표현해주었다.
돌아오라 소렌토는 이탈리아의 대중적인 칸초네인데 우리에게도 친숙한 곡이다. 테너 김중일은 명품소리로 우리를 순식간에 우리를 이탈리아 소렌토로 이끌었으며 열정적인 클라이막스는 아마 좁은 화면이 담기에 너무 아까운 무대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오페라 ‘잔니 스키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는 원어인 [O mio babbino caro]로도 유명하다. 화려한 곡도 정열적인 곡도 아니지만 이 노래만이 갖는 애절하고 잔잔한 울림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남는 곡이었다.
마지막으로 바리톤 박경준의 [그녀에게 내 마음 전해다오]란 곡은 조금 생소하지만 워낙 설득력는 목소리로 표현을 한 가수의 음악과 고급스런 멜로디가 완벽한 마무리로 이날 연주의 프로그램의 품격을 더욱 높여줬다.
현장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은 방송관계로 묵음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지만 이미 실시간 댓글 창은 앵콜을 요청하는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미리 준비한 앵콜은 [그리운 금강산]과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였다.
한 명씩 불러도 홀을 가득 채우던 성량들이 함께 모이니 앵콜하는 동안 삼익아트홀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못지않는 웅장함으로 가득했다.
연주내용으로도 수준높고 훌륭한 연주였지만 그보다 더 큰 감동을 안겨주는 것은 연주자들간의 높은 팀웍과 이 연주를 준비한 정성스런 마음이 아인가 싶다. 자칫 교과서에 나오는 연주라 쉽고 편한 연주라 생각할 수 있는 가벼운 마음을 최선을 다해 빛나는 무대를 하나하나 만들어준 출연자 전원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이렇게 좋은 연주를 준비할 수 있게 후원한 삼익문화재단의 안목에도 박수를 보낸다. 연주 시종일관 뒤에 노래에 맞는 여러 풍경사진이 있었는데 이것 또한 유투브방송에 있어서 좋은 효과를 내는 또 하나의 비결인 것 같다. 여행과 외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런 시국에 좋은 음악과 함께 보는 멋진 자연들을 품은 사진들은 귀와 눈을 함께 호강시켜주었다. 신년에 한 번씩 만나보는 아트컴퍼니본과 아이엠뮤직의 이러한 좋은 기획이 조금 더 자주 있으면 좋을 것 같다.
2022.3.
글 Gloria Kim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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