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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이며, 때때로 무대감독을 맡아서 공연을 진행하기도 한다.무대감독으로 프로덕션에 참여할 때는 공연을 올리는 극장과의 조율이 엄청 중요하기 때문에중간에서 최대한 조율을 하여 성공적인 공연을 올리기 위해 애를 쓴다.조율하는 과정에서 프로덕션이 요청하는 것들과 극장에서 가능한 부분을 많이 의논한다.극장 측에서는 프로덕션이 준비하는 공연에 최대한 간섭하지 않고 올릴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에 필자가 연출하는 공연에서 극장 측이 공연 도중 난입하는 사건을 마주한 황당한 사건을 얘기하고자 한다.푸치니의 라 보엠을 퍼포먼스 홀에서 올린다는 것을 알게 되고 준비과정에서 많은 걱정을 하였다.15인조 가량의 오케스트라와 공연 세트가 퍼포먼스 홀 무대에 다 위치해야만 한다.퍼포먼스 홀은 사실상 중극장과 소극장, 그리고 블랙박스 극장의 중간 형태를 띤 무대이다.프로시니엄도 없을뿐더러 어쿠스틱도 좋은 편이 아니라 성악가분들은 너무 힘이 들었다.
결국 오케스트라는 후면에 배치하고 전면은 무대로 사용하게 되었고, 오히려 다락방의 좁은공간을 표현하기에는 알맞은 크기가 되었다.그래서 올라간 첫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낸 후, 두 번째 공연 날 일이 터졌다.1막에서 김태형 님의 Che gelida manina가 끝나고 관객들이 엄청난 박수를 보냈고,이후 정혜민 님의 아리아가 진행되고있을 때공연 무대감독이 나한테 인터컴으로 연락이 왔다.‘연출님, 극장 측에서 공연을 중지시켜야 된다고 합니다. 서울시에서 클레임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라보엠 공연실황 출처 라벨라오페라단 Photo by 강희갑
이때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공연을 중지시킨다고? 극장에서? 무슨 권한으로...첫 공연을 아무문제 없이끝내고, 그 어떤 공연 중지 사항도 없는데.. 왜?그래서 물어보니‘주차 금지구역’에 주차를 한 관객들로 인해서 서울시 쪽에서 빠르게 처리하라고 클레임이 들어왔다고 합니다.’라고 얘기를 하였다.얼마나 황당한가... 애초에 꿈의 숲 아트센터에 있는 극장 홀 두 곳에서 동시에 공연이 있으면주차요원을 배치하여 관리를 해주던가,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했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면 되는 것인데,굳이 극장에 클레임을 걸어 공연을 중지시키고 관객들에게 차를 빼라고 강요를 하는 게 말이 되는 건가.일단 2막까지 기다려 달라는 얘기를 하고 필자는 2막 이후 인터미션을 걸어 해결을 하려고 했었다.하지만 1막 이후 무대 전환하는 과정에서 극장 관리 감독이 메인 막 앞으로 나와서 공지를 해버린다.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하시는 분들은 지금 차를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시 측에서 클레이 들어와 차를 이동하지 않으면 공연 진행이 안됩니다.’
라보엠 공연실황 출처 베세토오페라단 Photo by 강희갑
무슨 권한으로 대체 공연 진행을 막는단 말인가, 관객들도 어이없어하며 주차장으로 갔지만,그 길로 바로 집으로 간 관객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꿈의 숲 아트센터는 세종문화회관소속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은 내규만 세종문화회관을 따르고 있을 뿐, 소속은 북구 소속이라고 한다.그리고 극장 감독님들도 세종문화회관 측에서 뽑은 정직원이 아닌 계약직으로만 이루어져 있다.그러면서 극장 자체티켓 발권이 안되어서 거기서 공연하는 단체가 티켓을 수령하려면 광화문에 있는 세종문화회관에 직접 가서 발권을 받아야만 한다.애초에말도 안 되는 운영을 하고 있으니 여기저기 휘둘릴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공연 공간, 시간 예술이다. 그 무대에서 공연을 올리고 있는 순간은 신성시되는 것이라
공연이 끝나기 전까지 그 누구도 멈추거나 방해해서는 안된다.
연출가 이효석
2024. 9.11. - 9.12.경상 오페라단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꿈의 숲 아트센터 퍼포먼스 홀
스테이지 편집부
buona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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